미국의 국가 경쟁력(경제경쟁력, economic competitiveness)이 놀라운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불과 1년 사이에 막강한 경제력을 자랑하던 경제 대국 미국이 세계 경제 경쟁력 순위 1위에서 6위로 물러날 정도로 
경쟁력이 무너지고 있어 미국 경제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난 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보낸 AP통신 기사는 세계경제포럼(WEF : World Economic Forum)의 조사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미국은 최근 불과 1년 만에 경제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돼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그 주요한 이유로 미국 정부의 과다하게 높은 예산과 무역적자를 지적했다.

“1년 사이 1위에서 6위로 급락”
“카트리나, 관료와 기업가들의 부패가 크게 작용해” 

이 보고서는 이외에도 작년 8월 불어 닥친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정부의 미진한 늑장 대응, 정부 관료들의 부패, 
이민을 막고 있는 새로운 이민법으로 인한 적절한 인재채용 기회의 박탈 등으로 경쟁력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작년까지만 해도 이 WEF가 설정한 세계경쟁력지수(GCI: global competitiveness index)에서 늘 1위를 차지했으나 1년 만에 6위로 물러났다. 
WEF는 다보스에서 개최된다고 해서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불린다. 

기술(technology)과 시장 효용성(market efficiency) 부문에서 미국은 여전히 선두를 고수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는 경쟁력의 
'굉장한 약화(striking weakness)’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부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줄어들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스위스가 1위, 4위까지 북유럽 국가들이 차지” 
“한국은 24위로 5단계 하락” 

WEF가 세계 125개국 1만1천 명의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스위스가 1위를 차지했다. 
스위스는 1년 전만 해도 4위에 머물렀다. 스위스는 정치적 환경, 하부구조, 효율적인 시장, 그리고 혁신강화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WEF의 세계경쟁력지수 조사는 해마다 실시됐으며 올해가 27번째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WEF 보고서는 “스위스는 과학연구에 대한 하부구조가 잘 짜여 있고 
기업의 R&D 투자가 적극적이며(generous), 지적재산권 보호가 강할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정부기관)이 투명하고 안정돼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노딕(Nordic, 북유럽)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WEF 조사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스위스에 이어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들은 우선 예산이 남을 정도로 여유가 있으며 
국가나 공공단체가 떠안는 빚인 공채(public debt)가 극히 낮은 수준이다. 
그리고 높은 교육의 질과 사회복지 수준(social service)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WEF 조사결과에서 특이하게 아시아 신흥 경제국인 싱가포르가 경제 경쟁력 순위에서 5위를 차지해 
미국을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나머지 10위 안에 든 국가들은 미국의 6위에 이어 
일본, 독일, 네덜란드, 영국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은 작년보다 무려 5단계가 더 추락해 24위를 기록했다. 
2004년 17위에 견주어보면, 불과 2년 사이에 7단계 하락했다. 
특이한 것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말레이시아가 26위로 부상해 경쟁력 순위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이다. 
한국과 불과 2단계 차이에 불과하다.

이 조사의 본래 목적은 경제발전에 가장 중요한, 기업환경(business environment)에 미치는 요인들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GCI가 높다는 것은 기업환경이 좋다는 것이다. 
또 기업환경이 좋으면 따라서 경제 경쟁력도 자동적으로 높아진다.

이 조사에서 눈여겨볼 것은 정치적 환경, 하부구조, 효율적인 시장 이외에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부관료의 정실과 부패의 정도를 중요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싱가포르 정부 관료들의 도덕과 윤리, 의사결정에 있어서 공무원들의 투명성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이외에도 사법부의 독립성, 지적재산권 보호 등을 중요한 요인들로 꼽았다.

“중국, 부상하고 있지만 54위로 더 떨어져”

신흥 산업국가로 등장하고 있는 인도와 중국은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인도는 43위를 차지했다. 
인도는 혁신에서 이렇다 할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열악한 의료서비스, 교육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에 따른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공공부문의 적자를 줄이는 데 실패해 세계에서 그 적자가 가장 높은 나라로 지목 받고 있다.

중국은 작년보다 여섯 단계나 떨어져 54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높은 저축률과 거시경제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정부통제의 금융시스템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지극히 저조한 보급률(penetration rate) 때문에 경제 경쟁력이 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는 나라로 조사됐다. 
기업환경이 열악한 국가라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교육, 그리고 환경이 특히 문제로 지적됐다.

최하위권에 속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사하라 이남(sub Saharan)의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부르키나 파소, 말라위, 말리, 짐바브웨, 에티오피아, 모잠비크, 부룬디, 앙골라 등으로 과거 프랑스와 포르투갈 식민지배를 받았던 나라들이다. 
기아와 AIDS로 고통 받는 나라, 그러면서도 내전이 계속되는 나라, 개신교(또는 가톨릭)와 이슬람교와의 종교적인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들이다. 
1998년 미국과 유럽의 지원을 받아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 동티모르(East Timmor)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 출처 - 10월 11일자 사이언스타임즈